그래도 난생 처음 전라도라는 지역을 다녀온 기념으로 일기마냥 끄적이기로 하였음.
어제? 엊그제? 무튼 2011년 12월 초 어느날
급으로 떠난 여행아닌 여행으로 서울<->순천을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누군가에게는 비밀)
사실 고속도로타고 대전지날 쯤까지 목적지도 모르고 있다가
시간은 흘러흘러 도착한 곳이 바로-
...... "순천역"
전라도 쪽으론 한번도 발들여본적이 없다던 내 얘기를 기억하던 지인님께서
휴대폰, 아이패드, dslr카메라, 지갑 이 네개만 달랑 들고 나온 나를 친절히 땅끝가까이 데려다 주셨다.
예.고.도.없.이.........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온김에 밥한끼라도 먹고 올라가려고 "순천맛집"을 검색해 본 결과,
순천하면 백반, 수 많은 백반집 리뷰 리스트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지금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 라는 속담처럼
유명세에 서비스가 불친절 하다던가, 맛이 변했다던가, '빨리 먹고 나가주세요'하는 식의 몇몇 유명 맛집을 방문한 후로 이미 광고/홍보로 찌들어 버린 블로그 포스팅을 믿지 않아 버렸다. 사람 입맛이라는게 지극히 주관적인 것은 물론, 걸핏하면 맛집이라는 타이틀로 평범한 식당을 고급유명맛집으로 포장시키는 것 뿐 오히려 부지런히 포스팅을 즐기는 열심블로거에게는 폐가 된다는 점이 그 이유이다. (블로그보다 더 과장된 TV맛집방영에 실체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트루맛쇼"를 한번쯤 보길..)
이런 이유로 앞으로나 지금이나 맛집이라 칭하며 이 곳에 올리는 포스팅은
맛도 어느정도 갖춰야겠지만, 음식맛을 떠나 좋은사람들과 기분좋게 먹은 후기를 담고자 하는 것 뿐
'이 집 정말 맛있어요~', '꼭 한번 가보셔요~' 하는 것은 아님.! (가는 건 본인 마음)
제목에 맛집이라고 붙이는 것은 '작성자인 내가 기분좋아서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하며 인사하고 나왔던 집' 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싶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그중에서도 블로그포스팅이 가장 많던 두 집이 있었는데 시간이 늦은 관계로
일단 문연데를 찾는게 급해 이곳저곳 둘러 보았지만
흥덕식당과 알선식당은 두집이 서로 맞을 편에 위치해 있어서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졌었는데 ..역시나 닫았을 수밖에 술집아닌 밥집이 아침 일~찍 열면 모를까 밤 늦↗~~게 까지 할 리가 없었다. 으앙
차타고 빙글빙글 돌기만 하다가
순천까지 내려와서 어딜가나 있는 역앞 24시 해장국집을 갈건 아녔고,
뭐 조금 허탈하더라도 괜찮은 메뉴 없을까하다가 찾은 곳이 바로 여기.
순천시 연향동에 위치한 완도조개구이 였다. (역에서 그다지 멀지 않음)
참치집이 근처에 있어 참치를 먹을까 하다, 처음가는 참치집은 왠지 낭패 볼 확률이 높아서 pass
테이블에 자리잡고 앉은 뒤 주문한 메뉴는
전복회와 조개구이小 였나, 中이었나.. 가물가물한데 小자 였을 듯.
바로 밑반찬을 가져다 주시고,
굽기 귀찮고, 불 앞이라 뜨겁고! 이런 이유에서 겁나 좋아하지만 자주 먹지 않는 조개구이지만 여기는 왠지 안 뜨거워 보이는 화로가 마음에 들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별게 다..)
간단한 밑반찬 몇가지.. 이거야 뭐 매번 바뀔터이니 참고
전복회 나왔습니다요.
500g, 1kg 두가지 중에 조개구이도 있으니 500g을 시켰는데
큼직한 놈으로 네 개가 나왔음 (먹다말고 찍어버림)
기대 이상으로 싱싱한 전복회에 흡족했다.
으아니, 小자를 시켰는데 꽤나 푸짐하게 나오는 턱에 나와 동행인 모두
이거맞음? 하면서 흡족한 비주얼에 소주1병을 추가했다. (서울로 돌아가야 하니 치사해도 나만 먹기로..)
너무 사랑스러워서 쓰는 내내 침샘자극..
여기서 잠깐,
잎새주? 라니 서울에선 볼 수 없던 낯선 소주가 왔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참이슬 후레쉬, 오리지날, 처음처럼 요 세가지 외에 각 지역마다 하이트? 화이트?, 참소주, 씨원소주 정도는 봤었다만 너는 뭐다냐?
소믈리에가 뽑은 1등 소주
뭐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하며 한잔 두잔 세잔 ...
같은 19.5도인데 기분탓에 좀 더 순하게, 시원하게 느껴지는 착각에 빠져버렸다...ㅋㅋㅋ
전남지역에선 잎새주를 먹는군요?
메인안주가 준비되기전 쇠주부터 한 잔 꺾은 나님은,
전복회로도 충분했으나 이 반찬에 푸욱- 빠져 갉아먹고 있었다!
절인 무 에 고추냉이를 갈아 얹은 녀석이었는데 (따로 이름이 있거나한건 모름)
코가 뻥 뚫리는게 우왕굳 내스탈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집에서 만들면 저 맛 비슷하려나 모르겠네.
지글지글 굽습니다 조개! 키조개! I love 키조개
전복내장은 종지로 옮겨두고 조개 취식을 기다립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마음에 들었던 화로. 진심으로 탐난다)
초고추장 범벅해서 거의 다 먹어가는 중에 쓸데 없이 한 컷 (앞사람 자리비운 사이의 뻘짓정도)
아참, 저 그릇에 담긴 조개탕?은 싱겁게 먹는 내 입맛에도 맹탕이라 손이 안갔다는-
....................얼마 후
깨끗히 비움.. 행복했ㅇ...ㅓ...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개구이小 25,000원
전복회 500g 30,000원
소주 1병 3,000원
사이다 1병 1,000원
합이 59,000원에 자잘한 바지락따위 없이,
(물론 초장+치즈+관자+잔조개 로 범벅이된 은박접시도 빠져 있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두명이서 맛있고 배불리 먹어 마무리까지 훈훈해짐.
역시 조개구이는 소주없이는 힘들다는 교훈과 함께 이날부로 나의 금주선언은 증발해 버렸고, 서울에서 먹은 것과 별반 차이없지만 나름 깔끔한 음식과 적당한 음주량에 만족하며
이걸 먹을 목적으로 순천까지 내려올리는 없지만 오게되면 다시 한번 찾을것도 같다는 생각과 함께
늦은 새벽 집으로 향했다.
허허.......
돌아서자마자 나오는 깊은 한숨은
순천에서 서울까지의 거리를 말해주는 듯..
집가서 뭐라 변명을 늘어놓을지 눈앞이 캄캄해지고 오금이 저리며 알딸딸한 정신에 일단 좀 조수석에서 자빠져 자고 싶은데 서울도착하면 아침이려나? 하는 걱정에 넋이 나가버림
역시나, "졸음운전은 위험해" 라는 이유로 전주쯤에서 잠깐 눈붙이고
집에 도착한 시각은 이미 해가 중천....;;;;;;;;;;;;
그래도 오는 길에 휴게소 한번 들러서 호두과자를 득템했다.
휴게소하면 호두과자, 호두과자하면 휴게소 아니겠음?
아무튼 이렇게 첫 순천방문기 + 완도조개구이집 포스팅은 끝
너모너모 엄격하신 부모님에게 신나게 털리고도 용케 살아서 이런걸 쓰고있는 내가 기특함.. (그치만 두 번 못할 짓)
혹시나 가족중 누군가나 가까운 주변인이 이걸 본다면 크나큰 후폭풍이 걱정이 되긴하지만 그럴리 없어.. 없다고 믿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