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다짐했던 때가 작년 여름이었던가, ...

퇴근길 버스에서 내려 귀찮음도 마다하고 약국으로 향하여 니코스탑20을 사들고는
비장한 발걸음으로 집까지 걸어들어왔다. (하루 한갑미만 흡연가였으므로)

가격은 10, 20, 30 다르지만 니코스탑 20 패취 기준 10,000원 또는 11,000원 정도.

나도 콧구멍으로 상쾌한 공기 들이마시고 싶다! (담배끊고 6개월이면 아침공기가 다르다며?)
매일 아침 걸걸한 가래끓는 소리가 듣기 싫다!
언덕길오를 때(평지에서도), 라이딩할때 남들보다 먼저 헐떡이기 싫다!
걸핏하면 쑤시는 가슴통증 좀 줄여보고 싶다!
'담배한대 피고' 라는 습관으로 피같은 5분 낭비하고 싶지 않다!
음식점, 주점, 카페에서 흡연구역 찾아다니기 싫다! (이건 뭐 이제 곧 못피게 될테고)
더이상은 담배가 안주가 되는걸 원치 않는다!
식사 후, 용변볼 때 등 담배없인 소화도 못하는 느낌이 싫다!
기껏 손톱에 엔비영양제 쳐발쳐발 해두고는 누렇게 변해서 지우기 싫다!
누렇게 변하는 벽지가 싫다!
주말마다 키보드 탈탈털어 담뱃재 청소하기도 싫다!
섬유유연제향에 상큼하게 외출해서 담배냄새에 찌들어서 귀가하기 싫다!
가방 안, 주머니 속에 걸리적거리는 담뱃재가 싫다!
남한테 '어휴~ 담배냄새' 이딴소리 듣기 싫다!
애데리고 호프집와서 눈살찌푸리는 개념없는 아줌마(는 지가 문제지만 그래)도 싫다!
1600원도 2000원도 2500원도 아닌 하루 2700원이 아깝다! (이거 모아서 부자될껀 아니지만 올리려면 10만원까지 한번에 올리라고 신발)
평소엔 넘쳐나던 라이타가 정작 태울때 없어서 5백원주고 사기 지겹다!
'담배태우세요?'라는 질문에 쭈뼛거리며 대답하기 싫다!
수년간 피운 담배로 시꺼멓게 찌들어있을 내 폐를 상상하는것도 너무너무너무너무 싫다.
더이상 담배의 노예이기 싫다!

쓰다보니 이건 뭐 금연학교로 되돌아간 기분이로군

무튼 작심삼일 ㄴㄴ, 그이하도 ㄴㄴ
힘을 주세요! 피쓰!

속마음은 아실꺼라 믿어요. 좀비같은 내마음.....
집구석에 담배란 담배는 다버려야되는데 혹시 한개 꼬불쳐둔거 있나없나 보면서도 왜 설레고 지랄인지